개발자로서 6개월 살아본 일본생활 장단점 정리

검색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글이라 2021년 9월 25일 내용을 갱신하였습니다.

일본생활 시작한지도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최근 한국에서 일본으로 취직하러 많이 넘어오는 듯 하여, 혹시 도움이 될까 일본생활의 장단점을 적어본다. 주로 개발자의 관점이므로 라쿠텐의 Business 조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적는 내용은 주관적이지만 일본에 생활하는 많은 동료들이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점심시간에 타마강에서 산책

회사측면(개발자로서)

장점

  • 한국보다 업무 속도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타임라인은 있음) +2
  • 장애가 한국보다 덜 난다. (훨씬 철저하게 검사하고 릴리즈. 물론 그래도 남.) +2
    • 지금 생각해보면 개발자 커리어로 보면 엄청나게 단점이다. 하루에 몇번씩 릴리즈가 일어나지 않은 환경에서 많은 성장 기회가 있을 것 같지 않음.
  • 한국보다는 자괴감들일이 없다. (남의 코드를 보고 잘짰네 난 왜이러지 이럴일이 없음) +1
    • 조금 건방진 태도일 수 있지만 적어도 웹 서비스 개발 부분에서는 코드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다. 릴리즈가 잦지 않아서 점진적인 개선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
  • 외국어로(영어,일어) 일한다. +1
  • 의사결정할때 뭔가 합의하고 가려는 건 있음 +1
    • 회의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 웹 서비스 개발에는 fail-fast 하고 점진적인 개선이 중요한데 가끔 답답함을 느끼게 될 것 이다.
  • 한국보다 사생활을 더 존중함 +1

단점

  •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보다 높다 -1
    •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 자체가 단점이라기 보다는 빠르게 가설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가춰지지 않은게 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 어느정도 규모가 커진 실리콘밸리 회사도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게 최우선. 다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사내에 존재하느냐의 여부가 차이
  • 기술잘하는 사람이 위로 올라가지 않음. 관리자가 올라감 -1
    • 2000년대 한국과 유사한 느낌
  • 퇴직금이 없다(회사별로 다름) -2
    • 실질 연봉에서 -10% 되는 효과가 있음
  • 한국보다 팀내 유대관계가 약함 -1
    • 이건 팀바팀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 브로큰 잉글리시가 많이 보임(본인포함) -1
    • 이건 영어권 국가로 옮겨보면 확 체감함. 내가 하던 영어는 영어가 아니었구나..
  • 불만을 이야기하면 잘 들어주지만 바뀌진 않음. -1
    • 뭔가 자연재해에 순응해 사는 일본 사람들 특유의 쇼가나이 마인드가 회사에서도 보임

생활측면

장점

  • 생활 스트레스가 적다. 한국보다 공공장소에서 배려가 많음. 물론 내가 그렇게 안했을 때는 혼남. +3
  • 외국이지만 한국하고 가까워서 자주 오갈 수 있다. 해외에서 살면서 한국에 명절마다 들어가는 일이 사실 쉽지 않은데 일본은 가능함 +2
  • 어딜가도 좋은 관광지가 많다. 멀리 가지 않아도 대부분 지역이 관광하기 좋게 잘 되어있음 +2
  • 초밥,라면 자주 먹을 수 있음 +1
  • 덕후라도 괜찮아 +1
    • 일본에서도 환영받는 다고 보긴 힘들지만 워낙 모수가 크고 원채 타인이 뭘하든지 큰 관심이 없다
  • 괜찮은 브랜드가 한국보다 싸다. (애플, 무지, 러시 등) +1
  • 한국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종종있음+1 (기분 좋고 거기서 끝)
    • 한국 사람들이면 BTS 취급 받을 거라고 착각하지 말길!

단점

  • 대중교통만 주로 이용하게 된다. (기름값은 싸지만 결국 주차가 문제..) -2
    • 독채(잇코다테)에 살지 않는 이상 한달에 고정 주차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게 거의 사람 한명 살 공간 구하는 비용하고 비슷
  • 한국보다 실질 수입이 거의 대부분 줄어들게 된다. -3
    • 앞서 언급한 퇴직금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회사의 성장 속도도 일본이 느리다. 한국에서는 IT기업 상장으로 몇억씩 번 개발자들 이야기는 매우 흔하다. 하지만 유사한 이야기를 일본에서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이죽한 지금도 일본 경제 규모에 대비 유니콘 숫자를 생각해보면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
  • 일본어를 못할경우 생활이 불편할 수 있음 -1
  • 물가가 한국보다 비싸다. (초밥과 라면 빼고 거의 조금씩 비쌈, 대신 질은 보장.) -1
    • 이건 COVID 사태 이후에 큰 변화가 있는 항목이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더 가파르다고 생각 되고 집값이나 장바구니 물가 관련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다만 한국의 엔지니어 연봉 상승율 역시 일본보다 높다.
  • 카드만큼 현금사용이 많아서 불편함 -1
  • 일본인 특성상 현지 친구 사귀기가 힘들다 (한국인 제외) -1
  • 영화가 한국보다 비쌈(가격은 얼마 차이 안날지 몰라도 한국은 여러가지 옵션으로 인해 무료인 경우가 만흠) -1
  • 일본 뉴스에 나오는 한국소식은 대부분 안좋은 소식 (한국뉴스도 마찬가지인가?) -1

라쿠텐 특징

장점

  • 맛있는 삼시세끼가 공짜 (갈수록 질림) +1
  • 5시 반이 퇴근시간이다 (일본내 몇몇 다른 회사들도 그런듯 하다) +1
  • 후타코 타마가와의 위치, 동경외곽이라 출퇴근이 그나마 쉬움
  • 회사 근처에 구경하기 좋은 매장들이 많다 (다카시마야, 츠타야가덴 등)
  • 입사가 상대적으로 쉬움 (낮은 기술면접 난이도)
  • 외국인으로서 특별히 차별받는다는 느낌은 없음 (물론 매니져는 대부분 일본인.)

단점

  • 매일 화요일 아사카이, 7시까지 출근
  • 무의미한 회의가 꽤 있음.
  • 서비스가 쿨하지 않음, 메이커들도 ?쓰지 않음. 아마존이용
  • 사내 서비스지만 직원들 혜택은 전혀 없음
  • 미키 신성화
  • 입사가 쉬운 만큼 들어와보면 어떻게 이런놈이 (실력)
  • 팀내 에산이 전혀 없음. 회식해도 와리캉
  • 아이디 뱃지 패용 귀찮음
  • 메신져는 Jabber, Viber, Hipchat 을 혼용해서 쓰는데. 어느 것하나 업무용 으로 쓰기에 구림 (한국 처럼 On Call이 많거나 팀방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하지 않아서 크게 지장은 없음)

한국의 서비스회사에서 라쿠텐 이직은 추천하지 않으며 많은 것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3년안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다만 라쿠텐은 한국에서 사라지는 추세인 신입사원 엔지니어를 채용한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채용해 데려가기 때문에 일본어나 영어에 가능하고 한국의 서비스 회사로 바로 가기에는 조금 힘들다고 생각돼면 좋은 기회가 될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