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년간의 근무를 정리하고 느낀 아쉬운 점과 성공 가능성

쿠팡 로고

쿠팡에서의 2년간 근무 후에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제목이지만, 개인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어를 쓸 수 있는 환경”. 이 한가지 이유에 맞춰서 이직을 준비 했기 때문에 아래는 쿠팡에서 느낀 아쉬운 점이 될 것이다. 아래 글은 절대적으로 개발자 입장에서 쓰여 졌으니 전체를 대표한다고 오해 마시길.!

쿠팡에서 아쉬웠던 점

쿠팡 핵심가치 == 아마존 핵심가치

쿠팡 개발자에게 핵심가치가 무슨 소용이냐? 개발자이자 회사원으로 일하는 회사의 핵심가치가 매력적일 수록 더 끌릴 수 밖에 없다. 쿠팡의 핵심가치는 아마존 것을 따라하기 급급하다. 오죽하면 아마존 직원이 와서 화장실에 붙여진 핵심가치를 보고 웃을 정도니. 거기에 조금 더 슬퍼지는건 그 핵심가치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서 작성한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기술집약적 회사는 (개발자가많음) ‘넷플릭스에 이롭게 행동해라’와 같은 규칙하나만으로도 잘 운영이 된다. 그러나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회사 (개발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음) 는 자율성 보다도 많은 규칙을 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회사도 이커머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커머스가 동일한 방향을 가져야하나? 그렇다면 업계선두인 아마존과 쿠팡은 다른게 무엇일까.?

쿠팡은 의도적으로 아마존 무풍지대라는 한국의 특징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동일한 핵심가치를 가지고 아마존의 한국지사를 노리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게 얼핏 보면 더 빠른 성공방법인지도 모르지만 개발자로서 왜 아마존이 아니라 이 회사에 다녀야 하는지 이유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급여도 높고 외부 인지도도 높고 더 잘나가는 회사에 핵심가치도 같다? 당연히 아마존에 가고싶어 질 수밖에.

참고

아마존 핵심가치

쿠팡의 핵심가치

글로벌 코스프레

이직하는 회사를 포함해서 국내의 다른 이커머스 회사들의 글로벌 행보는 대부분 실망 스럽다. 한국에서 성공한 방정식 그대로 언어만 바꿔서 그나라에서도 풀리길 바라다니. 개발자로서는 AWS나 킨들이 나올 수 있는 미국적인 환경이 부러워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커머스 시장도 지배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글로벌인력들을 투입해서 카오스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건지 의문스럽다.

물론 개발팀은 해외인력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되야 개발자구인난을 풀 수 있겠지만, 국내사정을 잘 모르는 헤드들이 물류나 다른방면에서 전략을 짜는상황. 아마존이 물류센터를 확장해 나갈 때 영국이나 인도에서 데려온 인력들을 사용했나? 답답한 부분이다. 외국인이 투자했기 때문에 글로벌 코스프레를 해야하는 운명. 회사나 직원모두에게 힘든상황 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몇년 후 영어 공용화를 먼저 시행하는 편이 낫지않았을까 생각한다.

지켜지지 못한 약속

눈앞에 더많은 급여와 기회가 존재하는데 마다할 이유가있을까? ? 쿠팡 개발자의 급여는 국내에서 높은 수준인건 확실하다.하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이야기하고 실제 상황하고 많이 달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것이 아닐까. 이부분은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사 초기에 했던 이야기와 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쿠팡의 성공을 확신

여기까지 글만보면 쿠팡이 오래 못갈 회사로 보이지만, 난 이회사가 잘될거라 확신한다.

수평적인 문화

최근에 조직이 수직적으로 많이 변경되서 많은 사람들은 이전같지 않다고 투덜댄다. 하지만 직원이 3천명이 넘는데 조직이 수평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쿠팡만큼 한명한명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해당 조직에서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의견이 타당하다면 많은 힘이 실릴 수 있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

아쉬웠던 점에서 이미 쿠팡은 아마존을 따라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실 아마존만이 아니라 많은 테크 기업을 따라하고 있고, 마이크로 서비스 위주로 많은 파생기술들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한국에서 쿠팡만한 급여를 주면서 해외 최신트렌드를 사용해 개발을 할 수있는 회사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신입 입사자에게 아주 강력히 추천하곤 했다.)

물론 아직은 네이버나 카카오에 비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기술을 전파할 만한 여유는 없지만, 아직 5년도 안된 회사이기 때문에 조금씩 노하우가 쌓이면 분명히 한국 개발자 생태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저력이 많다고 생각한다.

쿠팡 직원들도 쿠팡을 사용

물론 칭찬만 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쿠팡에서 정기적으로 구매를 하고 있고, (따로 캐시주고 이런거 없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매일매일 개밥먹기를 실행하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 피드백 주기가 굉장히 빠르고 그런 변경을 받춰줄 수 있는 아키텍쳐로 변경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본인이 출국할때 조차 로켓배송이 없으면 어떻게 사나 걱정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