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증권 프로젝트 회고

한국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9년에 라인 증권 서비스를 일본을 대상으로 공개했다. 라인에서 근무한 시간은 길지 않지만 운 좋게 파이낸셜 개발실에 소속되어 정보 벤더(블룸버그, 로이터등과 같은 회사)들과 내부시스템의 연동, 가격 결정 시스템 등 나름 핵심적인 업무들을 1년간 수행했다. 배운 것들을 정리해두려고 했지만, 국제이사에 이직까지 겹쳐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더 늦기 전에 이곳에 옮겨 본다.

라인 증권에 대해서

2020년 상반기, 코로나바이러스로 실물 경제는 어려워지는데 젊은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놓친 기회를 만회해보려고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의 증권 업계도 일본인들의 장롱 속에 된 현금을 어떻게든 주식 시장으로  가지고 오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 증권 업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 라인 증권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

최근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10주 단위로만 거래가 가능했다. 예를 들어 액면 분할 전의 삼성전자를 사기 위해서는 1,000,000~ * 10, 적어도 천만 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했다. (2015년 코스피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1주 단위 거래를 허용했다, 관련기사) 반면 닛케이의 거래 단위는 무려 100주. 닌텐도 주식이 한 주에 4만엔 정도 하니 닌텐도에 투자하기 위해선 400만 엔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여유돈을 몇억 씩 굴릴 수 있는 부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일본의 2, 30 대의 사회 초년생들이 주식을 할 수 있을 턱이 없다. 라인 증권은 이를 파고들어 젊은 사람들이 소액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걸 목표로 했다.

편리한 UI

내가 UI/UX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초심자를 대상으로는 라쿠텐(楽天)이나 다이와(大和)보다는 로빈후드가 제공하는 UI/UX가 몇 배는 사용하기 쉬워 보인다. 라인 증권은 기존 일본 증권사보다 사용하기 쉬운 UI와 손쉬운 거래 플로우를 제공하려고 했다.

로빈 후드

결과적으로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장외거래(Over The Counter)를 도입해 시스템을 밑바닥 부터 개발함으로서 해결이 가능했다. 일반적인 주식 거래는 증권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고 거래 당사자들은 중개 수수료만 증권사에 지불하는 구조다. 장외 거래를 사용해 라인이 미리 선정한 주식들을 보유하고 고객들은 거래소를 통해 타인과 거래하는 대신 라인과 거래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해서 100주 단위가 아니라 1주 단위 거래는 물론 정규 거래 시간을 지나서 야간에도 거래가 가능해지며 사자/팔자 주문의 흐름도 단순해진다.  더불어 라인도 주식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리스크를 지니기 때문에 일반 거래소를 통한 거래 보다는 수수료가 더 붙는다. 이 수수료를 붙인 가격을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계산해 리얼타임으로 가격을 생성하는 것으로  일본 거래소가 가지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부터 풀려나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증권회사의 시스템들이 한국 일본 모두 어느 정도 패키지화가 많이 되어 있어서 계좌 부분을 제외하고는 벤더의 기존 코드를 빠르게 재사용해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렇게 새로운 거래 방법을 도입하면 되면 추가적인 개발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라인이 이런 모델을 택하게 되면서 사실 개발 난이도도 높아지고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 것이다. 다음은 추가 개발이 필요했던 내용이다.

  • 라인 증권이 제시하는 팔자/주문 가격 생성
  • 라인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거래 검증 로직 구축 (자세한 내용은 영업비밀)
  • 라인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재고 관리 및 구매 시스템 구축
  • 등등등..

라인 증권의 아키텍쳐 방향성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MSA로 가야 하며 2~3명으로 나누어진 도메인 팀끼리는 API로 대화하며 도메인 개발을 진행하길 원했다.  내가 경험한 모노리스 서비스는 git 커맨드 조차도 쉽게 실행되지 않고 로컬에서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선 8기가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했으며 제일 중요하게는 배포가 제한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계속 MSA를 주장했다.

그러다 결국은 나와 한두 명의 개발자 vs 나머지 개발자들의 구도가 되었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팀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 6개월 동안 3개 정도의 서브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 곁다리 시스템이 아니라 가격 생성/검증부터 외부 정보 벤더 연결 등 핵심적인 부분이었으며  내가 생각하기에 프로젝트 비용 중에 가장 가성비가 잘 나왔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원이 적어서 멤버들끼리 지식 공유가 잘되었고 의견 충돌도 훨씬 적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 팀의 개발자들은 모두 한국, 중국, 한국계 캐나다인 등 이었고 나머지 전부는 일본인 팀이었다.  나는 최대한 문서작업을 줄이고 비즈니스 로직은 코드로 표현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원했기 때문에 문서 작성을 게을리했지만, 일본인으로 구성된 팀은 문서화를 정말 철저히 했으며 나도 그에 따르기를 원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후반에는 많은 시간을 문서작성에 사용한 것 같다.

라인 증권 개발언어

개발 언어는 스프링 기반의 자바를 주로 사용했는데 나는 WebFlux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반면 일본인 팀은 사용이유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했고 본인들이 기존에 사용해서 익숙한 Spring Web을 사용하길 원했다. 기술 선택에 있어서 익숙함이 그것을 선택하는 유일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다른 팀원들이 따라와 주길 바랬는데 사실 그들도 시니어였기 때문에 몇번 충돌이 일어났었다. 프로젝트 진행시에 가끔 본질적인 업무가 아닌 부가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시간을 더 잡아먹거나 해결되지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거나 짜증을 내곤한다. 그 당시에는 팀 내 커뮤니케이션을 부가적인 업무라고 생각해 설득에 소홀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문제였을까?  팀내에 다수의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WebFlux를 그대로 사용했던 결정은 옳았던 걸까? 성공적으로 출시는 가능했지만, 다시 개발하게 된다면 그 부분은 조금 고쳐보고 싶다. 개발자는 코드만 보겠다는 자기 암시에 빠지기 쉬운데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팀 내의 소통이야말로 높은 수준의 코드작성 만큼 우선순위를 높게 두어야 할 문제임을 느낀다.

WebFlux를 사용하길 원한 이유는 실시간 가격변동이 푸시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푸시 서비스를 대상으로 리액티브 프로그래밍을 사용하면 동시성 제어가 더 쉬워지고 가독성 좋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현한 코드를 CompletableFutre 등과 같이 Java가 제공하는 비동기 기능만을 가지고 작성했다면 훨씬 이해하기 힘들고 테스트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실제 WebFlux의 많은 예제가 증권 거래 시스템을 다루고 있는 점은  기술셋과 도메인이 그만큼 잘 맞는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증권은 특정 시점이 되면 돌아가야 하는 배치 작업이 많았기 때문에 WebFlux를 사용해 작업을 겹치지 않는 부분 작업으로 분리해 동시성을 높일 수 있었다.

라인 증권 개발/배포 인프라

인프라의 경우 클라우드는 전혀 고려하지 못했고 레디스, 엘라스틱 서치, 카프라, MySQL등 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금융 서비스라서 외부에 뭔가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위해서 MySQL을 사용했을 뿐 계좌 시스템을 제외한 증권 서비스는 레디스, 엘라스틱 서치만 가지고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라인은 자체적으로 아주 대용량의 레디스 클러스터를 운용하고 있어서 노하우도 풍부하고 Lettuce 가 제공하는 리액티브 연동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했으며 이곳에 사례들을 열거하지 않겠지만 증권 조직 자체에서 SPOF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이중화하고 에러가 발생해도 쉽게 복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하자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좋은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일본인 개발자들은 쿠버네티스나 도커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원했지만 나는 배포가 자주 일어날 수 없는 금융 환경에서 해당 시스템들을 굳이 도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포를 위해서는 각 사업부서의 허가를 받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배포해야 할 내용을 쫙 늘어놓고 사업 부서에서 배포하는 목적과 리스크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사업 부서의 의견은 중요하고 피드백 루프에 포함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전체적인 배포에 관련한 프로세스는 굉장히 쓸모없는 절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사업 에서 각 배포의 리스크를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시스템의 완결성을 책임지는 조직은 개발팀인데 라인 내부에서는 PM, QA, 개발조직으로 권한을 나눠주는, 내가 보기엔 이상적이지 않은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했으며 특히 증권 에서는 노무라 출신의 사업 조직까지 겹쳐지며 더욱 혼란스러운 구조가 되었다. (사실 이런 삼권분립과 유사한 이상한 구조는 일본과 한국으로 나눠진 라인 내부의 사정도 기인하는 것 같다)

기타외부 요인

노무라 증권 사람들하고 일해본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노무라 증권은 일본 내에서는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며 직원들도 엘리트라는 인식이 있지만, 역시 오래된 회사답게 웹 서비스 관련해서는 굉장히 뒤쳐져 있었다. 하지만 주식 관련 업무에 관해선 정말 노련하고 능숙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기술 부분 쪽 사람과는 다르게 뭔가 시원시원 하기도하고 일본인 답지 않게 의견을 바로바로 개진하는 점도 좋았다. 다만 내가 원하는 서비스 개발 방향과 맞지 않는 의견들을 자주 이야기해 내 매니저는 노무라 사람들로 부터 불만을 들어야 했지만 다행히 끝까지 나를 신뢰해 주었기에 때문에 나와 팀원들은 개발에 집중해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업부분과 가장 대표적인 의견 차이는 정보 벤더 선택시에 있었는데, 나는 당연히 해외 벤더들을 선호했다. 그 이유는 모든 문서가 영어로 잘 되어있고, 높은 수준의 SDK를 보유했으며 회사 자체의 기술력도 훨씬 높은 축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쪽에서는 일본 출신의 벤더들을 선호했고 나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는데, 나는 일본 회사는 API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고 개발환경조차 존재하지 않고 심지어 API 문서를 요구하면 사전 두께로 프린트해서 보내주는 회사였다.  나는 일본 벤더를 선택하면 프로젝트 일정이 늦어질 것이다 라고 이야기 했다. 다행히도 나의 반 허풍은 먹혀서 내가 원하는 외국계 벤더가 될 수 있었지만, 릴리즈하고 나서도 집요하게 벤더 교체에 대한 요구를 지속 했다. 사업쪽에서는 벤더의 서포트 조직이 외국에 있는 사실을 엄청나게 못미더워 했고 벤더 쪽에서 개발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은 실수라고 발견하면 엄청나게 쏘아붙이기 일쑤였는데 보는 내가 안타까워질 정도였다.

해당 정보 벤더 사하고 일하게 되면서 정말 몇억을 줘야 써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다뤄 보았으며 나름 재미있었다. 장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도구, 전 세계 모든 회사의 기업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등 관련 업무를 하지 않으면 존재자체를 모를 도구들이 있었으며 그쪽 분야에서 또다른 사업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마무리

이것으로 대충 정리를 마친다. 사실 라인에 입사하고 2년도 안 돼서 뛰쳐나오긴 했지만,  매니저의 배려와 운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져서 정말 재미있는 시스템 개발을 해볼 수 있었다.  (1년만에  증권 시스템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아쉬운 점으로는 군 생활을 전역 후에 돌아보는 것과 유사하게 프로젝트에 대한 기억이 좋은 추억 위주로 남아서 가끔 팀원들에게 조금 더 협조적으로 둥글둥글하게 대할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인생 선배들이 자주 하는 조언중에 “Don’t burn your bridges”가 마음에 와닿는데, 회사내에서는 티격태격 주도권을 위해 다투지만 결국 이직하고 나면 같은 업계 사람일 뿐이다. 채용 기준이 무엇 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인상”이라고 대답했던 매니져의 말을 당시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업계 20년 이상의 경력에서 나오는 6감, 직관력등 그 능력을 이제는 인정해 줄만 하다. 내가 부족한 언어 능력으로 인해 독불장군처럼 고집을 굽히지 않았을 때 철저히 위임하고 맡겨준 그 판단이 맞았다. 한국,일본,미국, 호주등 다양한 곳에서 개발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라인 증권을 개발할 때 일적으로는 제일 재미있었다. 일본의 개발 문화와 비교해 보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셋들의 화려함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느끼는 프로젝트 기여도 몰입도 등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사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조직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처음 부터 보는 사람들은 몇 안되고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운이 좋은 축에 속한다. 나는 라인 증권에서 느낄 수 있는 익숙함을 뒤로하고 아예 도메인이 바뀌어 버렸지만 가끔은 그곳에서 집중하면서 개발했던 시절이 그립다.

곧 라인 증권의 거래소 서비스가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매니저와 팀원들에게 노력의 열매가 모두 골고루 돌아가길 바란다.

쿠팡맨 로켓배송은 왜 문제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나?

쿠팡맨 배송사진

쿠팡맨의 로켓배송은 왜 문제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나?

개인적으로 쿠팡과 쿠팡맨이 잘되길 바랬고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래기사와 같이 여러가지 잡음만 늘어날 뿐이었다. (컨슈머 와이드 전XX기자는 쿠팡 저격수를 자처하는 듯 싶다.)

그래서?쿠팡의 퇴사자로서 이전에 써놓은 글 (https://tacogrammer.com/archives/126) 에 이어지는 분석 글을 작성해본다.

관련 기사들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 사이를 위메프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언급이 있는데, 위메프는 어떻게 아무런 문제없이(아니면 없는 것처럼) 쿠팡이 하고 있는 빠른 배송을 할 수 있을까?

외주와 직접 배송을 다루는 차이일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쿠팡쪽이 잘되는 것이 택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 될거라고 추정한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언론에 비춰지는 쿠팡맨들은 불만이 가득한 듯하다. 다른 외주업무를 하는 택배사들은 어떠한가? ?쿠팡맨보다 훨씬 나은 처우에서 일하고 있을까? 그들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닐것이다. 젊은 사람들이라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로 처우하기에는 복잡한 문제이다. 내가 생각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쿠팡맨을 제외하고는 물류 부분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못했다.

쿠팡은 내외부적으로 기술회사라고 주장한다. 물론 개발자 관점에서는 쿠팡만큼 메이커스들의 자율성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은 찾기 힘들다고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 했다. 하지만 현실은 쿠팡의 많은 사용자들은 쿠팡의 훌륭한 IT서비스가 아니라 쿠팡맨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내 부적으로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물류관련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마존 처럼 경제의 규모를 달성하지 못한 이상 그 진행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다. 정말 이부분에서 무었인가 기존의 택배사와 다른 무었인가 일어났는가? ?결국 대규모의 쿠팡맨을 채용해 고객과의 접점에서의 쿠팡의 불씨가 일어났다면 더욱 물류쪽에서 다른 혁신이 일어났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애자일 개발팀 처럼 쿠팡맨들에게도 자율성을 가진 팀을 만들어 일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MSA의 피자 한판 팀처럼 풀스택 물류센터 팀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의견을 내고 아이디어를 데이터에 기반해 검증하고 최종 적용하는 그런 과정들을 도입할 수는 없었을까? 물론 나는 개발자이고 내가 본것은 매우 한정적이라 매일매일 정해진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물류센터의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일 수 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내가 본 대부분 쿠팡맨들은 물류와 관련해 좋은 의견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의욕도 충만한 젊은사람들 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의지를 레버리지 삼기 보다는 외국인 임원을 고용해 아마존 식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한 것은 아닐까? ?다소 제한적인 의견이지만 물류센터 내에서 진정한 로켓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쿠팡맨에 대한 과도한 선심성 보상 공약

사실 쿠팡맨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달변가인 김대표가 직원들에게 뿌려놓은 기대감의 씨앗이 열매를 맺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배신감이 되어 돌아온 것은 아닐까? 실제로 스탁옵션에 관한 처우는 실리콘 밸리 채용과 국내 채용의 비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이들이 쿠팡을 사랑하면서도 떠나는 이유가 되었다. ?쿠팡맨의 경우에도 실제 그들의 삶은 김대표나 회사에서 이야기한 유토피아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고( 혁신 없는 쿠팡맨은 친절한 택배 기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그들이 일반 택배기사보다 나은 환경에 있다고 추정되는 상황에도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나 사회의 지원 (그렇다 우리 사회의 잘못도 있다.)

만약 ?쿠팡정도의 회사가 미국에 존재했다면 시장에서 알아서 잘 키울 수 있었겠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더 척박한 환경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와 사회의 도움은 없어도 될까? 그냥 방목형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우버나 넷플릭스같은 기업을 만들어내길 기다렸어야 하나?

사실 그런 지원은 둘째치고라도 AI가 일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 질은 제껴놓더라도 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낸 쿠팡은 칭찬 받아야 마땅했다. 정부의 정책과 사회의 ?이런 기업들이 ?더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지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편애는 최순실 측근에만 그쳤고 야망넘치는 기업가들과 그 직원들의 꿈에는 방관했을 뿐이다. 사회는 어떠한가? 소비자들은 쿠팡맨을 응원하면서도 정작 그 미소와 친절에는 돈을 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정당한 서비스와 상품에 대해서 제값을 쳐주는 문화가 사회에 자리 잡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택배비가 어떻게 무료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더 많은 물질적인 풍요를 원하며 근시안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문화가 자리 잡지 않는 이상 질 좋은 일자리의 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관련링크

http://www.etnews.com/20170523000161

http://www.consumerwid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62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1/2017062101266.html

구글과 네이버의 위기

미국과 한국에서 승승장구만 하고 있는 두 회사에게 언제 위기가 올까??개인적으로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주가가 그것을 말해준다고 본다.

사용자가 웹서비스를 사용하는데는 두가지 패턴이 있다고 하자. (이커머스 ?쪽에서 널리 쓰이는 구분 법 임)

  • 목적형 ?-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검색을 하는 상황.
  • 발견형 ?- 뭔가 재미있는 상품이나 기사를 발견하고 싶은 상황.

구글은 목적형에, 페이스 북은 발견형에 최적화 되있다고 했을 때 현재까지는 각자 영역에서 잘 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두 회사에게도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건 어느샌가 부터 브라우저를 통해 네이버나 구글에 접속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느꼈을 떄다.

한국인의 경우 스마트폰을 켜서 뉴스를 볼때 습관적으로 네이버나 다음에 접속해서 뉴스를 본다. 나도 이전에는 주로 다음뉴스나 RSS 리더등을 사용해 뉴스를 소비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뉴스는 거의 페이스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들 사이트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팔로잉 하기 시작하면 서 큐레이션 되는 뉴스가 훨씬 더 익숙해진 것이다.

정확히 필요한 정보는 구글이나 네이버를 통해서 검색하지만 돈이되는 정보는 ?1등 업체에서 하게 된 현실도 그렇다. 쇼핑은 아마존을 사용해 검색하고 , 숙박은 에어비엔비나 부킹닷컴에서 검색하고, 이동할 일이 필요하다면 우버나 테슬라의 무인 운전 기능을 사용해서 이동하면 된다. 구글이 20세기의 전화번호부처럼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페이스북이 검색 결과의 수준을 높여서 목적형에 최적화된 정보들을 주는 동시에 메신져 플랫폼까지 장악한다면 구글과 대등해질 수도 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목적형 쇼핑에 최적화된 아마존도 다른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해 목적 + 발견형 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모양새이다.

역시 영원한 1등은 없다. 물론 구글하고 네이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겠지만.

 

 

쿠팡 2년간의 근무를 정리하고 느낀 아쉬운 점과 성공 가능성

쿠팡 로고

쿠팡에서의 2년간 근무 후에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제목이지만, 개인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어를 쓸 수 있는 환경”. 이 한가지 이유에 맞춰서 이직을 준비 했기 때문에 아래는 쿠팡에서 느낀 아쉬운 점이 될 것이다. 아래 글은 절대적으로 개발자 입장에서 쓰여 졌으니 전체를 대표한다고 오해 마시길.!

쿠팡에서 아쉬웠던 점

쿠팡 핵심가치 == 아마존 핵심가치

쿠팡 개발자에게 핵심가치가 무슨 소용이냐? 개발자이자 회사원으로 일하는 회사의 핵심가치가 매력적일 수록 더 끌릴 수 밖에 없다. 쿠팡의 핵심가치는 아마존 것을 따라하기 급급하다. 오죽하면 아마존 직원이 와서 화장실에 붙여진 핵심가치를 보고 웃을 정도니. 거기에 조금 더 슬퍼지는건 그 핵심가치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서 작성한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기술집약적 회사는 (개발자가많음) ‘넷플릭스에 이롭게 행동해라’와 같은 규칙하나만으로도 잘 운영이 된다. 그러나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회사 (개발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음) 는 자율성 보다도 많은 규칙을 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회사도 이커머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커머스가 동일한 방향을 가져야하나? 그렇다면 업계선두인 아마존과 쿠팡은 다른게 무엇일까.?

쿠팡은 의도적으로 아마존 무풍지대라는 한국의 특징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동일한 핵심가치를 가지고 아마존의 한국지사를 노리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게 얼핏 보면 더 빠른 성공방법인지도 모르지만 개발자로서 왜 아마존이 아니라 이 회사에 다녀야 하는지 이유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급여도 높고 외부 인지도도 높고 더 잘나가는 회사에 핵심가치도 같다? 당연히 아마존에 가고싶어 질 수밖에.

참고

아마존 핵심가치

쿠팡의 핵심가치

글로벌 코스프레

이직하는 회사를 포함해서 국내의 다른 이커머스 회사들의 글로벌 행보는 대부분 실망 스럽다. 한국에서 성공한 방정식 그대로 언어만 바꿔서 그나라에서도 풀리길 바라다니. 개발자로서는 AWS나 킨들이 나올 수 있는 미국적인 환경이 부러워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커머스 시장도 지배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글로벌인력들을 투입해서 카오스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건지 의문스럽다.

물론 개발팀은 해외인력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되야 개발자구인난을 풀 수 있겠지만, 국내사정을 잘 모르는 헤드들이 물류나 다른방면에서 전략을 짜는상황. 아마존이 물류센터를 확장해 나갈 때 영국이나 인도에서 데려온 인력들을 사용했나? 답답한 부분이다. 외국인이 투자했기 때문에 글로벌 코스프레를 해야하는 운명. 회사나 직원모두에게 힘든상황 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몇년 후 영어 공용화를 먼저 시행하는 편이 낫지않았을까 생각한다.

지켜지지 못한 약속

눈앞에 더많은 급여와 기회가 존재하는데 마다할 이유가있을까? ? 쿠팡 개발자의 급여는 국내에서 높은 수준인건 확실하다.하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이야기하고 실제 상황하고 많이 달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것이 아닐까. 이부분은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사 초기에 했던 이야기와 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쿠팡의 성공을 확신

여기까지 글만보면 쿠팡이 오래 못갈 회사로 보이지만, 난 이회사가 잘될거라 확신한다.

수평적인 문화

최근에 조직이 수직적으로 많이 변경되서 많은 사람들은 이전같지 않다고 투덜댄다. 하지만 직원이 3천명이 넘는데 조직이 수평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쿠팡만큼 한명한명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해당 조직에서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의견이 타당하다면 많은 힘이 실릴 수 있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

아쉬웠던 점에서 이미 쿠팡은 아마존을 따라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실 아마존만이 아니라 많은 테크 기업을 따라하고 있고, 마이크로 서비스 위주로 많은 파생기술들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한국에서 쿠팡만한 급여를 주면서 해외 최신트렌드를 사용해 개발을 할 수있는 회사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신입 입사자에게 아주 강력히 추천하곤 했다.)

물론 아직은 네이버나 카카오에 비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기술을 전파할 만한 여유는 없지만, 아직 5년도 안된 회사이기 때문에 조금씩 노하우가 쌓이면 분명히 한국 개발자 생태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저력이 많다고 생각한다.

쿠팡 직원들도 쿠팡을 사용

물론 칭찬만 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쿠팡에서 정기적으로 구매를 하고 있고, (따로 캐시주고 이런거 없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매일매일 개밥먹기를 실행하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 피드백 주기가 굉장히 빠르고 그런 변경을 받춰줄 수 있는 아키텍쳐로 변경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본인이 출국할때 조차 로켓배송이 없으면 어떻게 사나 걱정했으니.

Small meeting /w Bom

정해진 시간을 넘겨 3시간이나 Bom 과 미팅을 했는데,

정리 해둘 겸 블로그에 정리 해놓는다.

한국 사회에 파급력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까이서 대화를 나눴던 사람으로서 기록을 남겨놓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을 수도 있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 부정적이었다면 적지도 않음.)

첫인상은 절대 Good listener 는 아니라는 것,? 굉장히 열정적으로 자기 생각을 주입시킨다.

내부에서는 이런 비젼 공유하는 자리를 부흥회라고 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머리 밖으로 쏟아지는 것이 보일정도.

예전보다 효과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CEO가 일반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 한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그 비젼이나 방향성들이 중간 관리자 (다른 조직보다는 확연하게 적지만 그래도 있다) 들이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이건 Bom 과 중간관리자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본다.

감히 직원으로서 판단하자면,

비젼 제시와 공유라는 CEO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 대해서는 A+ 를 받기 부족함이 없고

소탈하고 친화력이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한테는 호감을 주는 것 같다,

다만 다소 일방적인 면이 있고, 워낙 말을 많이 하다보니 가끔 직원들에게 허언?으로 들리는 말을 가끔 한다는 것 정도가 단점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한국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CEO는 맞다.

  • 특정 비즈니스( local )은 우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다른데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품질도 우리가 퀄리티 못함. 그래서 키우지 않음.
  • 개인적으로는 셀러 페이지 만드는 것은 반대, 고객한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인가?
  • 업무 중에 자기 이름을 대고 추진력을 높이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 구체적인 사례들 들어달라
    • 누구를 한명 찾아서 Blame 하려는 것은 아니라 프로세를 바꾸고 싶어서 그렇다
    • 회의 중에 Disagree 하고 끝나면 Commit 해야 하는데 안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
    • 측근 중에도 회의 끝나고, 따로 이야기 하자고 하는 경우가 몇번 있는데, 확실하게 no라고 이야기하고 회의떄 이야기 하자고 한다.
  • 정말 우리가 없으면 고객들이 슬퍼할 것인가? 갸갸갸 인 서비스는 필요없다. 확실히 누구보다 좋아야 함
  • 복지는 식당의 위생과 같아서 고민없을 특정 수준만 넘어서면 일하면서 얻는 재미가 더 중요하다.
    • 그러나 현재 별로 재미 없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 커뮤니케이션이 적어서 Why 에 대한 이해 없이 일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PSI 플래닝을 강화
  • 고객에게 노출되는 쪽이라 보이는 장애가 많아서 실제 업무에 집중하기가 힘듬.
    • 개발자를 많이 채용해서 실제 업무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 ( 리크루팅이 문제.)
  • 프라이스 라인.. 별볼일 없는 회사 였는데, 부킹 닷컴 인수 후 50조 가치가 됨
    • 부킹 닷컴은 SPC 중 Conveninece 로는 제일 가는 회사
  • 채용시에 나이 안물어 볼 것. 나이가 뭐가 중요한가? 사람이 너무 없기 때문에 나이 가려가면서 채용할 수 없음
  • One-way door, Two-way door 의사 결정에 있어서 대부분 Two-way? . 잘 안되면 다시 돌아오면 됨.
  • 개발자를 데려 오기 위해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강구해 달라, 일정 시간을 리크루팅에 쏟으면 좋아질까?
    • 개발자가 굉장히 많은 회사지만 외부적으로 공개하는게 적지만 (기술 Blog 나 컨퍼런스 스폰서등)
    • 우리는 확실히 하이테크 컴퍼니이다 (이부분은 동감) 밖에서 보이기에는 쇼핑몰 하나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을 소프트웨어로 처리함.

자동차와 달리기 경주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다 사람들은 재미로 자동차와 달리기 승부를 겨루거나 하지 않는다. 무한도전에서 달리는 열차와 경주하는 일은 있겠지만.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완패를 당한것을 가지고 이세돌이 인간을 대표해서 기계에게 패배한 사람같이 비춰지는 시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알파고의 하루가 인간의 36년 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미 인간의 감각을 넘어서는 것이다. IBM 딥블루나 왓슨의 경우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최적의 수를 … Read more